PROJECTS

 
 
wiggle wiggle crayon
EDUCATIONAL
DESCRIPTION
Ichon, Seoul

150m2

얼마전 오픈식에 참석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여자아이가 뱉어낸 짧은 인사말은 디자인을 마친 나에게 또 한번의 자극이 되어주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뻐요. 앞으로 이 공간에서 더욱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이 나기도 하고, 저런 자신감이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처음 원장님과의 미팅에서 이곳은, 여느 미술학원과는 다르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이 아닌, 스스로 느끼고 끄집어내는 학습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위글위글 크레용은 처음부터 아이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을 전제로 접근한 프로젝트다. 그렇기에, 디자인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는 공간은 처음부터 피하기로 했다. 하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넣기 위해 물감을 짜서 물을 섞는 행위를 조금씩만 보여주기로 했다. 

백색의 아크릴 페인트로 마감되어진 벽체와 창프레임에 채색되어진 4가지 기본 색상들. 물감을 섞을 때 윤활유 역할을 하는게 물이라면, 이 곳에서는 공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역할로 “glass wall” 을 택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아이들이 발상을 하는데 새로운 영감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습실은 어떠한 칸막이나 구분도 되어있지 않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테이블 배치 또한 여유롭다. 단절되고 막힘이 없는 공간표현은 아이들의 사고가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라는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의 의도가 표현되어있다.
 
또한,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따뜻한 감성을 끄집어내기 위해 ‘나무’가 가지고 있는 물성을 군데 군데 집어넣기도 했는데, 실습실 중앙의 노출 기둥을 감싸고 있는 목재 선반이나, 미술도구 수납장까지도 wiggle wiggle crayone 만의 art work이 될 수 있도록 별도 디자인 하였다.
 
끝으로 실습실 한 켠에 그리 넓지는 않지만 갤러리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작품을 이곳에 전시하면서 스스로 작가가 되고, 친구들의 작품을 함께 공유하며, 소통한다.
 
위글위글 크레용은 이러한 공간구성을 통해, 그림을 그리거나 혹은 무언가를 만들고 끝나는 일련의 행위들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감상하고 되새겨 보는 과정속에서 더 커다란 학습이 이루어짐을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