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앞, 오래된 1층 상가를 감성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목수랑 쇼룸 리모델링 이야기.
작은 공간에도 브랜드 철학을 담을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여백 위에 채운 디자인 언어의 기록입니다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처음으로 쇼룸을 준비하며,
아이엠에이에서 의뢰받은 이 작업은,
처음 공간을 마주했을 때,
편의점으로 운영되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던
좁고 기능 위주로 사용되던 곳이었습니다.


넓지않은 공간에 브랜드의 성장을 담은 쇼룸을 계획하며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작은 공간도 브랜드의 철학을 담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PROJECT : 목수랑 쇼룸 인테리어
위치 : 서울, 창덕궁
면적 : 30㎡
Client : 목수랑
[공간을 비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 상품 진열을 위한 선반, 조도에만 충실한 밝은 천장 조명, 타일 바닥 등.
기능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들이
목수랑 브랜드의 세계관에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비워냈습니다.
그리고 남은 골조를 들여다보며,
공간이 말하고자 하는 여백의 언어를 듣고, 브랜드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채워넣기 시작했습니다.


[중심은 사선으로 잘린 테이블]
이 공간의 중심에는
사선으로 배치된 디스플레이 테이블이 있습니다.
조금 날카롭게, 그러나 고요하게.
시선을 이끄는 조형은 중심이 되었고,
그 위에 놓인 도마는
단순한 상품이 아닌,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조명은 불빛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건 조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전체를 밝히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필요한 곳에만 은은한 빛이 머물게 했습니다.
정화(丁火)처럼.
작지만 따뜻하게.
손의 결이 드러나는 제품 하나하나에
조명이 말을 걸도록 만들었습니다.

[좁은 공간, 넓은 흐름]
창덕궁 앞 골목.
자그마한 1층 상가라는 조건은
공간 구성을 더 신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입구에서 중심으로,
중심에서 측면으로,
그리고 후면으로 이어지는 단순하지만 뚜렷한 동선.
동선을 따라 작품같은 상품들을 진열하게 됩니다.
작지만 흐름이 있는 공간이 결국 깊이를 만들어 줍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완성도 있는 디자인은 공간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
공간은 크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철학과 감정이 진실하다면
충분히 깊고 넓어질 수 있다는 걸요.
목수랑 쇼룸은
그런 실험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실험은 계속될 겁니다.